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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젊은 날의 바다가 올여름에 단종이 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문 앞에 애정이 가득 담긴 마음들을 놓고 가주심에 뭉클한 마음이 마르지 않는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잊혀 사라진 존재가 아니었구나. 이토록 많은 이름들의 기억 속에 아직 머물러 있고 혼자만의 아우성이라고 생각했던 외침은 사실 많은 이들이 듣고 귀 기울여주고 있었구나 생각하며 지난날을 상기했습니다. 그동안 연이은 실패에 굴복해 보기 좋게 포장한 방치를 이제는 먼지를 털어내고 초심을 잊지 않되 낡은 생각들은 고쳐내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여러분들을 맞이하려 합니다. 이제껏 받아 온 사랑을 보답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작지만 그럼에도 이 메시지가 닿길 바라며 우리의 시간을 닮은 플레이 리스트를 제작했습니다.
생생함과 활기를 머금은 초반의 음악들은 바다 안에서 발산하는 젊음을, 뒤로 갈수록 차분해지고 느린 템포로 흘러가는 음악들은 세월이 흘러 노년의 모습을 하고 바다 밖에서 저물어가는 일몰을 지긋이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하며 젊은 날의 바다 플레이 리스트를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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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다에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우리 둘만 늦봄의 날씨 아직 차가운 물 무서운지 모르고 두 발을 담그며 곧 사라질 찰나의 순간들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그녀는 나를 위해 바지가 다 젖을 정도로 물장구를 쳤고 나는 그 움직임을 따라 부서지는 빛들을 찍다 문득 우리의 젊은 날이 저 빛나는 윤슬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들고 있던 카메라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지만 덧없이 짧은 것. 우리는 한동안 반짝이는 바다를 마주보고 서있다 사그라드는 숨처럼 점차 저물어가는 해를 가만히 바라봤다. (젊은 날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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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빛 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에 초승달 벌써 올라선 풍경처럼,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않게 찾아 왔다 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 <김연수-청춘의 문장들.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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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list. 우리의 젊은 날